Old Bara's Blog/Diary

5.16.2007

bhbara 2007. 5. 16. 13:43

일을 끝내고 돌아오는 길에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뿌옇게 흐린 하늘. 난 이런 하늘을 무척 좋아한다. 분명 하늘 위에 사는 그 누군가는 비가 오는 날엔 비밀스러운 행동을 하고 있으리라 생각을 한다.

그런 생각을 하면서 이 곳 저 곳을 둘러보며 집으로 발걸음을 향하다 문득 "아 나 엠피쓰리 없지?" 하는 생각이 났다.가끔 음악중독증 환자 같이 느껴질 때가 바로 이런 때이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내 귀에는 음악이 흘러나오는 것이다.

오늘은 Terrance downs가 부른 We are lonely가 계속 귓 속을 멤돌았다. 예전에 이 노래를 같이 들으며, 이 남자는 도대체 어떻게 생겨먹었을까? 에 대해 논의를 한 적이 있었다. 가성을 기가 막히게 잘 내는 이 사람은 분명 뚱뚱한 흑인이며, 빈티지 스타일의 옷을 입고, 머리는 뽀글 머리일 것이라 짐작을 했다. 하지만 인터넷을 샅샅히 뒤져봐도 도무지 그의 사진은 찾아 볼 수 없었다. 정보력의 한계. 그 것을 절실히 실감하자 난 너무도 미약한 존재라고까지 느껴졌다. 뭐 물론 심각한 것은 아니고, 아마 음악에 대한 나만의 강박관념이 작용한 것이라 생각하기로 했다.

"젠장, 또 옛 생각!" 이라고 내 자신에게 화를 냈다. 사실 옛 생각때문에 그런 것이 아니라 엠피쓰리가 없다는 것에 화가 난 것인데 말이다. 썩 안 좋은 기분으로 집에 돌아왔다. 그리고 고민했다. 왜이리 기분이 안 좋은 것일까? 그러다 문득 "아 오늘은 수요일이구나" 라는 생각을 했다. 요즘 들어서 수요일에 비가 내리는 횟수가 무척 잦다는 것을 사람들은 알까?

1시 40분, 아침부터 1시 40분까지 저만큼의 생각을 하는 것이 너무 많은 생각을 하는 것인지 의문을 품어보았다. 이러면서 또 생각을 하는 것이다 라고 생각하니 의욕은 파도가 모래를 집어 삼키듯 사라지고 말았다. 무엇인가 나사 빠진 인형처럼 비틀 거리는 것 같다. 나도 안다. 이래서는 안된다는 걸 말이다.

"나에 대해서 뭘 알아?" 라는 말이 떠올랐다.
분명 내 말은 듣지도 않았다. 그 것은 확실하다.
말을 안 한 것이 아니라 듣지 않았던 것이고, 듣기 싫었던 것이고, 아예 그럴 생각은 없었던 것이다.

상처주려고 하는 사람이 어디있겠는가.
자신이 상처받을까봐 걱정하는 사람은 있을지 몰라도 말이다.

그냥 편안하게 살고 싶다.

- Bar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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