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ero 7 3

Thinking 41.

도무지 잠을 못자던 때가 있었다. 3일에 한번 자면 성공적이라 생각했었던 그 때, 뭐 사실 잠 못자고 이런건 매우 일상적이니까. 그리 특별한 일이 생긴 것은 아니다. 창문을 보니 달이 고개를 내밀고 있다. 모기장 뒤의 달은 사진을 찍으면 저렇게 무늬를 내면서 퍼진다. "흔적을 기억해주세요. 전 당신을 항상 지켜주고 있다구요" 하고 말을 하고 있는 것 같아서 고맙다고 인사를 한 번 하고 제대로 달 사진을 찍기 위해 옥상으로 올라갔다. 옥상에 올라가 담배를 한 대 피면서 달 사진을 찍었다. 달 사진을 찍을 땐 야경을 찍을때보다 셔터스피드를 느리게 하고 찍어야 한다. 그래야 달의 얼굴을 구석 구석 살펴볼 수 있다고 어떤 분이 내게 이야기를 했었지. 그렇게 결과물에 만족을 하면서 다시 담배 한 대를 필 때 갑자..

집착.

하는 사람과 당하는 사람. 그 느낌은 완벽히 다른 것. 집착. 결핍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다. 자신은 사랑 받고 있지 않다. 메말라버린 땅 위에 사는 꽃처럼 시들시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 꽃은 물을 너무 많이 줘도 시드니까. 몰랐다고 말하기도 한다. "내가 한 행동이 그렇게 집착이었던거야?" 진짜 몰랐다면 다행이다. 고치면 되니까. 하지만 알고도 그렇게 될 수 밖에 없다면? 집착을 당하는 사람보다 더 힘들 수 밖에 없다. 자신이 하는 행동이 옳지 못하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알테니까. "왜 그러는거야? 왜 집착하는거야?" 이 질문을 받았을 때 사랑을 핑계 삼아 이야기 해선 안된다. 상대방을 편하게 해주는 것이 사랑이고, 그 것에 만족하고 행복해 하는 것이 사랑이다. 자신에게 화를 내서도..

thinking 9.

Thinking 9. 기다림은 분명 의미 있는 행동이야. 충분히 해 볼만 한 가치가 있기도 하지. 기다림은 지루하지 않아. 그 기다리는 시간동안 책이나 음악이 없어도 머리가 있잖아. 머릿속엔 생각이 있고, 길이 있어. 길을 쭉 따라오면 마음이 있고 손끝, 발끝의 저림이 있어. 눈동자에는 분명 무엇인가 맺혀져있고, 코에는 향기가 가득해. 책과 음악은 증폭제 같아. 모든 감정에 “더”라는 느낌을 주는 것 같아. 그 것에 빠져 기다림을 망각하기도 해. 즐거워. 그 속의 세계. 정말 가치 있어. 하지만 그 것은 현실이 아니라는 것을 항상 잊지 않으려고 해. 단지 내 생각이라는 것도 잊지 않으려고 해. 보고 싶다는 것은 초조한 것이 아니야. 단지 더 기분 좋아지고 싶다는 것이지. - Bara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