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ld Bara's Blog/Diary 95

2011. 7. 12.

봄은 이미 한참 지났지만 이 곡은 분명 걷는 이의 걸음을 멈출 수 있을 것이다. 최근 오랜 잠수생활을 접고 사람들을 만나고 있다. 사람들을 만나면서 느끼는 점은 1~2년 정도의 잠수 기간 동안 많은 변화가 있다는 것. 정체되있는 내 기억과는 확연히 다른 혹은 아주 약간 변화한 그들의 생각과 발언에 약간 놀라기도 한다. 세상엔 절대 불변이란 없는 것이다. 덕분에 난 더더욱 그 동안 못봤던 사람들을 만나고 싶다는 의욕이 생겼다. 과연 한결같음이란 존재하는 것일까? 마음만으로 한결같음을 이야기 하는 것이다. 혹 있다면 어떠한 모습이며 그렇지 않다면 한결같음의 유효기간은 어느 정도일까? 내가 생각하는 한결같음이란 어떠한 것을 쫓는 것. 목적과도 같은 존재가 있을 때 의지를 굳건히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한..

2011.5.16

벚꽃이 필 때 즈음 나타난다고 하지 않았던가. 벚꽃이 질 때 즈음 떠난다고 하지 않았던가. 하지만 그리워할 대상이 존재하지 않았다. 노래를 들어도. 길을 걷다가 무척 신기한 물건을 봤을 때도. 집에 오는 길 맥주 한 캔을 사들고 옥상에서 마실 때도. 그저 막연한 기분이 들 뿐. 대상이 누구인지 의아해하다보면 어느새 별이 진다. 그립다 그리워. 가슴 시린 기분. 점점 더 내 위주로 세상을 살아가게 되는 것이 싫어진다. 누군가를 위해 라는 것이 자신을 얼마나 아름답게 할 수 있는지 세삼 느껴진다. 하지만 난 누군가와 마음의 실을 연결하길 거부하고 있다. 이러다가 내가. 점점 Fade out 되는 것처럼. 사라질 것 같아서. 그게 괜히 신경이 쓰이는 밤. - Bara -

2010.5.7

"당신. 나쁜 남자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나쁜 남자는 결과론적인 사고방식에 의해 창조된 것 아닌가요?" "결과론이요?" "네. 결과론. 과정따위는 그냥 갖다 버리는 거죠. 나쁜 남자라고 말하게 되기엔 몇가지 필수 조건이 필요해요. 첫번째로 그 남자와 통했던 한 순간이 필요하죠. 그리고 두번째로 죄책감이라는 감정이 있어야하죠. 그리고 마지막으로 인생을 살면서 절대적인 어떠한 가치관이 있어야 해요. 아무튼 시간이 흐르고보니 이건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되고 그러다보면 사람은 자연스럽게 자신을 보호하고 싶어하고 그러다보면 피해자와 가해자라는 두가지 존재가 성립이 되어야 하죠. 그리고 당신은 피해자의 입장이 되고 싶은 거구요." "무슨 말인진 잘 모르겠지만, 하여간 실망했어요." "실망을 하는 건 상관..

2010.4.7

멍하니 생각에 잠긴다. 우연히 찍힌 사진 한 장 바라보면서 그렇게 시간을 하나 둘 흘려보낸다. 노래는 몇 번이 반복되는지 새는 것 조차 포기한 채. 정신을 차리고 보니 하루가 지났다. 슬럼프. 도무지 아무것도 손에 잡히지 않는다. 잡으려고 해도 잡히지 않는다. 저 사진처럼 확 잡아버렸으면 좋았을텐데. 뭐 어찌됐건. 현재 나는 보이지 않는 무언가의 가능성을 따져야한다. 그러한 가능성은 필연적으로 자신의 희망이 개입되기 마련이고. 결국 깨닫게 된다. "이런건, 좋은 것이 하나도 없단 말이지." 어느 날. 그때부터였다. 나도 이럴 줄은 몰랐다. 하지만 깊게 생각해보면. 이러한 상황이 왔으면 좋겠다는 마음가짐을 가지고 있었음이 분명하다. 너무도 좋았고 너무도 편했기에. 깊은 잠을 간만에 청할 수 있었기에. 분명..

2010.3.1

삼일절에 이런 생각을 한다는 것이 참 그렇긴 하지만. 갑자기 문득 떠오르는 사람이 몇 명이 생겼다. 꿈을 꿔서 일찍 잠에서 깬 밤. 한없이 내리는 빗소리를 감상하면서 시간을 보내는 밤. 이런 날 생각나는 사람들이란 나에게 어떠한 존재로 남아있는 것일까? 1. 참 아름답다고 생각이 드는 사람이 있었다. 그 사람에게 내가 처음으로 보낸 문자는 "누나. 너무 이뻐요." 였다. 감성적인 면에서 그토록 잘 맞았던 사람은 아마 다시 찾을 수 없으리라. 매우 지적이었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끊임없이 자신을 채찍질하는 멋진 사람이었다. 담배를 피는 손이 너무 너무 이뻐서 흉내를 내고 싶을 정도였다. 그런 사람이 나를 그렇게 좋게 생각해줄지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을 정도로 아름다운 사람이었다. 하지만 그런 사람도 이젠 ..

2010.1.1

2010년. 시작. 모두들 너무 조급해 하지 말고. 차근차근. 하지만 모든지 다 잘해봅시다. - Bara - きっと僕は尋ねられたんだろう 킷토보쿠와타즈네라레탄다로- 분명 나는 질문받았겠지 生まれる前、どこかの誰かに 우마레루마에、도코카노다레카니 태어나기 전, 어딘가의 누군가에게 「未来と過去どちらか一つを 미라이토카코도치라카히토츠오 미래와 과거 어느쪽인가 하나를 見れるようにしてあげるからさ 미레루요-니시테아게루카라사 볼 수 있게 해줄테니까 どっちがいい?」 돗치가이이? 돗치가이이? 어느쪽이 좋아? 어느쪽이 좋아? そして僕は過去を選んだんだろう 소시테보쿠와카코오에란단다로- 그리고 나는 과거를 선택했겠지 強い人より優しい人に 츠요이히토요리야사시이히토니 강한 사람보다 상냥한 사람이 なれるように なれますようにと 나레루요-니 나..

2009.12.4

꽤 오랜 기간 블로그를 쉬었습니다. 딱히 큰 일이 있었던 것은 아니고 그냥 손이 잘 가지 않았다고 하면 좋겠네요. 정신적으로 쉬고 싶었던 기간이기도 했고. 신체적으로도 무척이나 안 좋았던 때였나봅니다. 지하철을 타고 집에 오는 도중. 꽤 우연찮게 사람이 거의 없는 지하철을 타게 됐습니다. 저기 보이는 여성분이 무척 인상적이었습니다. 핸드폰으로 누군가에게 "넌 날 몰라." 라고 화를 내더니. 이내 전화를 끊어버리곤 엉엉 울더군요. 저기 들어오려는 남성분은 그런 모습을 보고도 아무런 상관도 하지 않은채 자기 앉을 자리에 앉습니다. 그렇게 3명이 지하철 한 칸을 차지하고 한동안 시간이 흘렀습니다. 그 순간 그 3명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을까요? 제 생각은 저의 일이니 충분히 말 할 수 있습니다. 전 그 두명..

2009.10.4

오늘은 무척이나 감상에 젖을 것 같다. 손톱을 너무 짧게 잘라서 손톱 옆이 아프지만 이런 것 쯤은 상관 없을 정도로 말이다. 세상엔 너무 아름다운 것들이 많다고 생각하며 살아왔다. 그 아름다움이 무엇이 있는가? 라고 묻는다면 여러가지를 대답 할 수가 있는데. 부모님에게 손 벌리지 않고 혼자서 생활하는 꼬맹이들. 소리없이 지붕위로 올라가 잠을 꾸벅꾸벅 자고 있는 고양이. 손자의 손을 잡고 걸어가시는 할머니. 시장에서 저녁 찬거리를 사고 계신 어머니들. 지하철에서 꾸벅꾸벅 졸고 계신 아버지들. 그 외 많은 것들. 우리가 모르고 지나치는 너무도 당연한 것들이 아름답다고 생각하는 것은 비단 나 뿐만은 아닐 것이다. 오늘 하늘은 무척이나 맑다. 약간 구름이 있는 하늘은 언제나 나에게 즐거움을 선사한다. 이쁜 부분..

2009.7.15

왜 내가 지금 이 한 밤 중에 도로를 걷고 있는지. 당신은 알 수 있는가? 그것은 아주 사소한 것으로 부터 파생된 행위다. 예를 들어 담배를 좋아하는 사람에게 "왜 담배를 피세요?" 라고 질문했을때 99%가 대답하는 "그냥." 이라는 말처럼 일상적이면서도 무의미한 이유라고 할까나. 흐릿하게 보이는 자동차의 헤드라이트는 시속 100km/h를 넘는 속도로 지나간다. 아주 가끔가다 도로를 걷고 있는 내 모습을 보고 급 정거를 한 후 "야이 개새끼야 죽고 싶어?" 라고 외치는 몇몇 사람들이 있긴 하지만 거의 대부분 나를 스쳐지나간다. 나는 바로 그 것이 좋았다. "내가 어떻게 살아가도 제발 그냥 냅둬요." 라고 이야기 하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고 할까나. 아마 그 이유는 난 여지껏 그 누구의 인생에 관여하지 않..