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 Bara's Blog/With Music

Shima & Shikou Duo - Look Down On The Sea From The Top

bhbara 2012. 12. 24. 04:36


(Youtube 에 이 곡이 이 공연 실황 버젼 밖에 없는데 볼륨이 작네요.)





 "난 내려다 보는 것이 무척 좋아. 그냥 더 많은 것을 볼 수 있잖아. 단지 그 뿐이야."


 

 

 24살 때 했던 말이었다. 동네에 도덕산이라는 작은 산이 있는데, 그 산의 정상보다 더 낮은 곳에 있으면서도 전망이 정말 좋은 곳이 있다. 그 곳에서 했던 말이었다. 그 위치를 언제 발견했는지는 모르지만 난 별 일이 없을 때도, 혹은 별 일이 있으면 그 곳에 가서 음악을 들으며 그 전망을 바라보는 것을 하나의 축복이라 생각했었다. 그리고 그 곳에 누군가와 같이 간다는 것은 매우 특별한 (물론 나에게 있어서) 일이 었고, 거기서 했던 대화가 이렇게 기억이 나는 건 어찌보면 당연한 것이라 할 수 있다. 그 당시 CDP를 들고 올라갔었는데, 앨범을 여러장 들고 올라가면 그 앨범을 다 듣느라 금새 어두워지곤 해서, 그 후부턴 꼭 한 장만 들고 올라갔다. 그렇게 음악을 다 들을 때 까지, 아무런 말을 하지 않았다. 사실 말이라는 것을 할 필요도 없었다. 가끔은 한시간 정도라도 아무 말 없이 같이 있는 시간 정도는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런 시간을 아무렇지도 않게 넘길 수 있다면, 앞으로의 관계에 있어서도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 생각했다. 말없이 상대에게 집중 할 줄 안다는 것은, 그만큼 마음을 다스릴 줄 아는 것을 배우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뭐, 언제나 변수는 의도치 않은 곳에서 생기고, 너무도 허무하고 쉽게 끝나버리곤 하지만.




 사실 이 노래는 그 당시 들었던 곡이 아니다. 앨범 발매도 2012년에 발매 됐으며, 그 전까지는 전혀 알지 못했던 곡이니까. 하지만 이 곡을 듣고, 그 당시 모습이 다시금 떠올랐다는 건 노래 제목이 너무 인상적이어서, 그리고 곡의 분위기가 회상하게끔 하는 느낌이 있기 때문이었다. 트럼펫과 피아노의 조합도 먼 곳을 바라보게끔 하는데, 이런 분위기의 곡이라니. 그 당시로 되돌아가 이 음악을 들려주고 싶었다. 이 곳은 산인데, 그렇게 좋아하는 바다를 볼 수 있는 곡을 찾았다면서 가방에서 이 앨범을 꺼내 들려주고 싶어졌다. 얼굴 표정이 그려진다. 멍한 눈빛으로 아래를 내려다보면서 말없이 음악을 들은 후 헤드폰을 벗고 항상 가져오는 음악은 누구 음악인지 알 수도 없는데, 마음에 안 드는 곡이 하나도 없다면서 가볍게 미소짓는 그 얼굴 표정이 그려진다. 




 "내려다 보는 것도 무척 좋은 것이지만, 누군가와 같은 시선으로 무언가를 본다면, 분명 혼자 보는 것보다 더 많은 것을 볼 수 있을거야. 상대의 순간 순간의 마음도 함께 느낄 수 있으니까."




 6년도 더 된 이 말이 아직도 가끔 마음 속 한 구석에서 멀리서 들려오는 종소리처럼 아련하고 명확하게 들려온다. 새벽에 길을 걸어가는 사람들의 발자국 소리처럼 확실한 목적을 가진 외침으로 들려온다. 그리고 저 말을 아직 잊지 않아서, 타인을 대함에 있어서 아주 조금은 더 여유가 생겼기에 아주 가벼운 미소를 지을 수 있다. 그리고 어느덧 피아노 솔로 부분이 끝나고 곡은 마무리되고, 까만 어둠이 눈 앞에 펼쳐져 있는 것을 보면서 오늘도 그동안 얼어있던 마음의 일부분이 녹는 것을 느끼면서 슬며시 웃음 지었다.






'New Bara's Blog > With Music'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백현진 - 학수고대하던 날  (0) 2013.10.01
조규찬 - 잠이 늘었어  (0) 2012.09.06
김신우 - 오늘이 가면  (0) 2012.09.04
Solomon Burke - Don't Give Up On Me  (0) 2012.06.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