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실히 사람의 적응능력은 놀랍다.
"과연 내가 이렇게 살아갈 수 있을까?" 라고 말한 것이 무안해질만큼.
안타까운 감정을 느끼곤 하지만, 그래도, 역시 그렇게 살아가고 있다.
이럴 땐 "내가 어떻게 살고 싶어했더라?" 하고 질문해본다.
그렇다.
간혹 가야할 방향을 상실 할 수도 있는 것이다.
지금 살아가는 것에 너무도 쉽게 적응을 해버려서 그 시작이 언제인지도 모를만큼.
아주 많은 시간을 같이 보냈던 사람을 만나 추억의 장소에서 대화를 나눴다.
분명 우리는 변하지 않을 것 같은 그 장소에 있었다.
마음이 편하다.
하지만 우리의 입 밖으로 꺼내져나오는 이야기들은 하나같이 현대적이다.
몇년이 될지 모르는 그때 꺼냈던 이야기와 비교하면 말이다.
180도 뒤바뀐 이야기도 있지만 전혀 어색하지 않다.
"왜 그때 꼭 하고 싶다고 한 일은 어쩌고?"
"그 일은 그냥 관뒀어. 비전이 없더라구"
"어라? 그때 만났던 그 여자는 어떻게 된거야?"
"헤어졌지 뭐. 지금 만나고 있는 여자가 있긴 한데~"
내 자신도 그렇고, 다른 사람들도 그렇겠지만 어쩔 수 없이 현재에 적응해가며 산다.
미래는 바뀌게 될 것이 분명하지만, 그 미래에도 분명 적응 할 것이다.
정말 무책임할 정도로 간단하게 말하자면, 고민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또 한번 무책임하게 말하자면, 어짜피 적응할게 분명하다.
허전하고 아련해도.
가슴이 찢어지게 아파도.
배가 고파도.
하고 싶은 것을 포기한다고 할지라도.
이런 것들은 다 적응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지금 내가 편한가?
그래 그럴지도 모르겠다.
- Bar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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