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ld Bara's Blog/Diary

2007.12.4

bhbara 2007. 12. 4. 2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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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인진 기억이 나지 않지만 아주 멋진 장면을 목격했다.
남녀가 함께 춤을 추는 장면.
어두운 조명이어서 얼굴은 볼 수 없었지만 그 순간 그 남자가 되고 싶은 욕망이 생겼다.
그래서 춤을 배우기 시작했다.
거실에서 오디오를 켜고 거울을 보면서 그 동작들을 하나씩 익혀나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꽤 오랜 시간이 흐른 후, 거울에 비친 모습은 내 자신이 아니었다.
그 것은 그 여자와 함께 춤을 췄던 그 남자의 모습.
너무 기쁜 나머지 집에 있는 위스키를 꺼내 단숨에 들이켰고, 그대로 쓰러져 잠이 들었다.

그 꿈에서 난 어둑어둑한 길을 걷고 있었다.
그러다가 한 여자를 마주쳤고 나도 모르게 손을 잡고 물었다.
"혹시 춤을 출 수 있습니까?"
그 여자는 고개를 돌리지도 않고 대답했다.
"전 그 남자말고는 춤을 추지 않아요."
여자는 우아한 걸음으로 점점 멀어졌고, 난 서서히 의식이 희미해져가기 시작했다.

눈을 떴다.
주위를 둘러보니 벽에 온통 탱고를 추는 사진으로 가득했다.
그 사진 속에 있는 남자는 바로 나.
그리고 생각하고 생각했다.
"저 여자는 누구지?"
모든 사진을 자세히 살펴봐도 여자는 전부 동일 인물이었다.
눈물이 흐르기 시작했다.
왜 흐르는 지는 도무지 알 수가 없었다.
그리고 정신이 희미해졌다.

눈을 떴다.
그리고 깨달았다.
그 어떤 것도 존재하지 않았음을.


- Bar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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