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엽은 사람들에게 고개를 들라고 외친다. 점점 추워지는 날씨 속에 고개를 숙이지 말라고 한다. 형형색색 자신을 뽐내며 봐달라고 외친다. 그러나 사람의 관심은 일시적인 것에 그치고, 낙엽은 상처 받는다. 마음의 병은 치명적이다. 가을이 끝나갈 무렵이 되면, 병이 걸린 낙엽은 하나 둘씩 떨어진다. 추워서 고개를 숙이고 다니는 사람들의 시선 속에 있고 싶어서. 그렇게라도 관심 받고 사랑 받고 싶어서. 사람들에게 밟혀가면서까지 자신을 낮춘다. 시련의 계절이 끝나고 상처를 잊게 되면, 다시 희망에 부풀어 나타나겠지. 힘껏 자신을 꾸미고 소진시키다 또 상처 입겠지. 사람과 다를 것이 없구나. 나도 그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