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ld Bara's Blog/Thinking 56

Thinking 26.

헤드폰. 단절된 세계 속의 자유. 헤드폰을 쓰는 순간 자유로워집니다. 원하는 것만 들을 수 있는 자유. 매연 가득한 도시 한 가운데 서서 끝을 알 수 없는 기다림을 하고 있어도 행복을 느낄 수 있습니다. 멜로디는 보이는 모든 사물에게 리듬감을 부여합니다. 가사는 헤어지는 연인도 아름답게 만들어 주기도 합니다. 그럴 때 제 눈은 멍해진다고 합니다. 감상에 젖어든 멍함. 그러고 있는 저에겐 그 누구도 말을 걸지 못합니다. 헤드폰은 정말 세상 모든 것과의 경계선이 될 수 있는가 봅니다. 정말 그래서 떠나갔나 봅니다. 도무지 그 경계선 안으로 들어올 수 없다 생각했는지. 그 후론 헤드폰을 끼지 않게 됐습니다. 가끔 그리워하기만 할 뿐. - Bara -

Thinking 24.

내 눈을 잘 봐. 그리고 잘 들어봐. 진정 독한 술을 마셔본 적이 있느냐고 물어봐서 예전 추억을 차곡차곡 정리를 해봤지. 딱 떠오르는 술이 하나 있더군. 그 술은 아주 작은 호리병 속에 담겨 있었는데 뚜껑을 연 순간 방 안이 그 술의 향기로 가득 찼지. 그 향기가 어찌나 독한지 심장이 두근두근 하는 거야. 잔에 술이 따라지는 소리도 너무도 매혹적이어서 오히려 더 다가갈 수 없는 느낌이 들었지. 그래도 용기를 내서 단숨에 들이켰어. 손바닥으로 훑고 지나가는 것처럼 그 술은 내 속을 구석구석 훑고 지나가더군. "아, 식도를 지나 위에 도달했어" 라고 하나하나 확인 할 수 있을 정도로 말이야. 고마웠어. 그동안 살아가면서 나 자신을 잊고 지냈었는데 말이지. 얼마나 지났다고 그 술을 잊고 있었다는 사실이 안타까..

Thinking 23

가끔 전혀 의도치 않은 곳에서 마음을 울리는 상황을 맞이한다. 마음을 울리는 상황은 슬픈 것만이 아닌 느껴지는 그 자체의 것. 자신이 슬픈 것인지 기쁜 것인지 구별을 할 수 없을 때 사람은 멍해진다. 닮은 사람을 만난다는 것은 저 위에 말한 범주 내에 포함된다. 그리움이라는 단어 때문에 닮은 사람을 만나면 멍해진다는 말은 동의할 수 없다. 사람의 외양은 닮을 수 있을지 몰라도 그 내면을 닮는 것은 불가능하다. 즉 처음은 그냥 문득 기억이 나고 그 것에 놀란 것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것이다. 하지만 이 사람은 그 사람이 아니라고 스스로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심지어 지금 이 사람이 훨씬 더 나은 모습을 가지고 있을 것이라 생각하기도 한다. 그리고 이렇게 하는 것이 지금 순간에 최선을 다 하는 ..

Thinking 22.

난 웬만큼 마음이 다급하지 않으면 사람을 잘 찾지 않는다. 혹 누군가는 필요로 인해 사람을 만난다며 고쳐야 한다고 하지만, 난 전혀 개의치 않는다. 누군가를 필요로 하는 것은 얼마나 아름다운 모습이며, 그 필요함을 충족시켜주는 존재는 또 얼마나 아름다운가. 영화 "불초자 열혈남아"(확실하진 않다)에 이런 내용이 있다. 눈을 천 번 깜박이면 보고 싶은 사람이 눈앞에 등장 할 거라는 내용. 여자주인공은 눈을 천 번 깜박이고 눈을 뜬 순간 길 건너편에 여명이 등장한다. 말도 안 되는 이야기! 라며 무덤덤하다면 이미 충족하거나 아예 메마른 사람일 것이다. 안타깝게도 난 충족과 메마름의 가운데에 위치해 있어서 감동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인진 몰라도 횡단보도 앞에 서면 눈을 꼭 한 번 감게 된다. 물론 혼..

Thinking 20.

꿈을 꾼다. 해가 지는 모습을 보면서 눈을 감는다. 눈을 감아도 눈앞엔 풍경이 펼쳐지고 저 멀리 있는 당신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한다. 당신도 눈을 감고 있군요. 혹시 나를 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요? 아니면 당신이 생각하는 풍경 속에 내가 있진 않나요? 사람들은 석양에 비친 모습은 단지 검은색일 뿐이라고 말하곤 해요. 하지만 난 아주 선명하게 볼 수 있어요. 정말 뚜렷한 눈동자와 투명한 입술을, 그리고 누구보다 기분 좋은 표정까지 말이죠. 그 순간만큼은 모든 신경을 눈에 집중할 수 있어요. "뭐하고 있니? 이리로 와~" 당신은 이렇게 외쳤죠. 난 눈을 떴어요. 당신의 모습이 보이는군요. 이리 오라 손짓하는 당신의 모습이 보여요. 그렇게 석양 속으로 달려갑니다. 기분 좋은 꿈이 아니길 바라면서... - ..

Thinking 18.

손을 잡는다는 것. 그 것은 분명 나에게 있어서는 키스보다, 섹스보다 훨씬 더 큰 의미인데 사람들은 "손잡는 것 정도야" 라고 말한다. 그렇게 내 마음은 순식간에 가벼운 것으로 변하고 그 가벼움만큼 상대방은 날 가볍게 생각한다는 것을 깨닫는다. 그러면 결국 그 정도 밖에 될 수 없는 것이다. 이건 지극히 나 혼자만의 생각이자 관념이겠지만 어찌하면 좋은가. 손을 잡으면 마음이 그대로 전달되는 것을. - Bara -

Thinking 17.

무슨 일이 있을 때 좋아하는 가수의 새 음반이 나온다는 것은 참 안타까운 일이기도 하다. 언제나 노래를 들을 때 그 일이 생각이 날 수 밖에 없으니까. shena ringo는 곱게도 잘 늙어 가는데 왜 이 노래가 나와 처음 들었을 때 내 기억은 점점 더 구겨지는 것일까? 그 때의 기억이 지금의 바람이라는 생각이 날 더욱 짓누르는 것일까. - Bara - don`t pray for rain it to rain 비를 위해 비에게 기도하지 마 don`t look to the sky 하늘을 보지 마 hold me with your lonesome eyes 너의 외로운 눈으로 나를 잡아줘 you slipped into my room in a simple disguise 너는 나의 방으로 너무나 쉽게 들어왔어 t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