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ld Bara's Blog/Thinking 56

Thinking 6

Thinking 6 나는 기억력이 상당히 좋은 편이다. 특히 음악에 관한 부분은 더더욱 좋은 편이다. 음악을 들으며 보고 듣고 느꼈던 것들이 영화를 다시 보듯 자세히 떠오른다. 혼자 들었는지, 누군가와 같이 들었는지. 누군가에게 들려줬는지. Bar에서 나온 음악인지, 거리에서 나온 음악인지. 콘서트에서 어떤 가수가 부른 것인지. 그때 표정은 어땠는지. 그 세세한 기억을 더듬으며 음악을 듣다보면, 어느새 시간이 훌쩍 지나버린다. 어찌 보면 음악을 듣는 게 아닌 기억을 듣는 것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문득 이 노래가 기억이 났다. 처음 들었을 당시 난 무척이나 외로웠음에도 불구하고, 전혀 우울해지진 않았다. 오히려 마음이 가라앉으면서 차분해지는 느낌이었다. 시를 낭송하는 듯 한 맑은 목소리가 날 부를 때 ..

Thinking 5

Thinking 5 난 느껴져. 계단을 내려갈때도 더위에 눈살을 찌푸릴 때도 창문을 열고 담배를 필 때도 그러다가 '방에서 담배 피면 안돼' 라고 생각하고 화장실로 갈 때도 담배를 재털이에 비벼 끄고 거울을 볼 때도 cherry blossom girl은 실제로 존재하고 있다고 말야. 노래 가사처럼, 확신하고 싶어. 내가 그대에게 갈 때 시간이 지났을 때, 분명 내 옆에 있을 거라고. 혹은 내 옆이 아닐지도 몰라. 사실은 그럴 확률이 더 높을지도 몰라. cherry blossom girl은 내 뜻대로 되지 않아야 더 어울린다고 생각하니까. 오히려 cherry blossom girl의 뜻대로 내가 움직여야 더 어울린다고 생각이 들어. 수많은 사람들은 착각을 할지도 몰라. 자신이 cherry blossom g..

Thinking 4

Thinking 4 문득 생각이 났다. 어쩌면 항상일지도 모른다. 어느날, 어떤 대화. "안 좋은 일들은 기억에서 잘 지워지지 않는 것 같아" "그럼 좋은 일들은?" "적응이 되는 것들은 쉽게 잊혀지는 것 아닐까?" "안 좋은 것들은 적응이 안 되고, 좋은 것들은 적응이 되는건가?" "쉽게 말하면, 그런 것이지." 이 대화를 기억하는 건 안 좋았던 일이었기 때문이었을까? 그래도 다행스러운 것은 저 대화를 나눌 당시의 표정은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기록된 것을 꺼내어 보는 느낌이 아닌 뿌옇게 흐려진 창문 너머의 풍경을 보는 느낌. 기억은 이미지. 기억은 과거. 참 다행스럽게도 알아버렸다는 것. 그러나 가끔 주머니에 손을 넣고 길을 걷다가 불쑥 불쑥 등장할 때 찰나의 순간 멍해지는 것. 찰나여서 다행..

thinking3

Thinking3 바랄 것을 바라지 못하고, 바라지 말아야 할 것을 바라며, 가능한 것을 불가능하다고 생각하고, 불가능한 것을 가능한 것으로 생각하곤 한다. 남에겐 허튼 생각. 자신에겐 중요한 생각. 그리고 그 것들은 큰 결과물을 창출해낸다. 마치 난 몰랐다는 듯, 아니 진짜 모르고 그 결과물을 버거워하기도 한다. "혹시" 라는 것에 현혹된다. 남아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고, 남기려 하는 것도 없고, 조화롭게 어울리는 것을 추구하는 삶은 분명 독이 될 수도 있다. 누가 날 열어보겠는가. 누가 속마음을 알아보겠는가. 이미 나라는 책을 펼쳐본다는 것은 그야 말로 읽고 느끼는 것. 진정 내가 원하는 것을 알지 못하는 것. 얼마나 당연한 것인가. 그 것이 깊은 슬픔으로 표현될까. 너무도 당연한 것에 깊은 슬픔을 ..

잊지 말아야 할 것

아침이 오는 소리가 들려 오면 문뜩 잠결에 들리는 소리 아무 생각도 없는 듯한 그대 웃음이 자꾸 떠올라 * 너는 내게 장난스럽게 나는 네게 포근하게 대해주지 너는 내게 장난스럽게 나는 네게 포근하게 언제였는지 기억도 나질 않아 큰소리로 웃어 본 일 없는 내게 말할수 없이 편안한 모습으로 날 만나주었던 Thinking 2 과연 믿을 수 있을까 편하면 편할수록 감정의 표현은 작아진다는 것 하지만 그 표현의 뒤엔 무한한 감동이 있다는 것 몇 번을 생각해도 예전 같지 않다고 확정지어버렸던 기억들 하지만 그 것은 결국 내가 보지 못한 것 그리고 내가 스스로 내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거짓말을 했던 것 자꾸 생각나면 날 수록 포근하게, 그리고 장난스럽게. 그리고 보고 싶을땐 보고 싶다고 만나고 싶을땐 만나고 싶다고 ..

봄, 그리고 봄.

Thinking 1 처음 널 봤을 때 생각해보면 아주 따뜻한 봄 날이었던 것 같아. 아직 목도리를 하고 있었던 것 같기도 하지만 난 따뜻한 느낌으로 기억하고 있어. 서로에 대한 시선은 아지랑이처럼 뚜렷하지 않았지만 난 그 아지랑이를 뚜렷이 기억 하고 있어. 분명 내가 어리석고 부족한 사람이 아니었다면 최선을 다하여 뚜렷이 보기 위해 노력을 했을거야. 조급함을 줄이고, 조금 더 여유롭게 생각하고 더 진실한 마음으로 널 대했을텐데 말야. 꽤 긴 시간이 지나고 나니 문득 그 아지랑이가 떠올랐어. 피는 꽃 잎들보다 더 아름다워서 두 눈에 살포시 담고 싶어. 그럼 내 눈은 정말 아름다워질거야. 그 눈을 통해 본 세상은 언제나 따뜻한 봄 날. 봄은 가지만, 봄은 내게 있어. 숨결만큼이나 따뜻한 바람이 불어오는 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