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ld Bara's Blog/Thinking

Thinking 55.

bhbara 2010. 2. 13. 06:06







사랑은 사람을 지치게 한다.
물론 그럴 때도 있다는 것을 말하는 것이다.
그렇기에 사람은 현실적으로 방향을 선회한다.
현실적으로 태어나 비현실적인 것을 꿈꾸고 다시 현실적으로 돌아오는 수고를 하게 되는 것이다.
애초부터 비현실적인 것을 꿈꾸지 않았다면 그렇게 지치지도 않았을 것이다.
아주 지극한 결과론적 사고지만 분명 일리가 있는 말이기도 하다.

문득 내 기억을 참고하여 생각을 해봤다.
과연 언제부터 사랑과 현실을 별개의 문제로 생각하게 된 것일까?
그냥 대충 떠올려도 수십가지의 이유들이 떠오르는 것이 썩 기분이 좋지많은 않다.

아마도 학습의 원리일 것 같다는 생각도 해보게 된다.
질리고 익숙해지는 학습의 원리는 감정을 조금씩 건조하게 변화시킨다는 생각이 든다.
예전에는 "이럴땐 어떻게 하지? 이건 무슨 기분일까?" 라고 느꼈던 것들은.
"또야? 뻔하네." 라는 느낌으로 서서히 변해간다.
설렘이라는 단어의 기준이 애매모호해지기 시작한다.

결혼식장에서의 모습보다 결혼을 하기까지의 과정을 보고 있으면 씁쓸해진다.
행복을 향해 달려가는 과정에 수많은 기준과 조건이 뒤따른다.
"하긴 그 것은 당연한 것 아니야?" 라고 말하지만.
"나만 그런건가? 예전엔 그냥 닥치고 좋아하지 않았어?" 라고 이야기 해본다.
그러면 "이젠 그럴 나이는 지났잖니." 라는 대답이 돌아온다.

가끔 두려워진다.
기준과 조건이라는 것에 이끌려 깃털이 바람에 날리듯 그렇게 사랑을 해서 결혼을 하는 건지.
이런게 당연한거라면서 너는 요즘 어떠냐고 상대방의 기준과 조건을 걱정할지.

하긴 이렇게 생각을 하는 것은.
아마도 내가 지금 사랑을 하고 있지 않다는 이유가 거의 100%일 것이다.
그래도 말하고 싶다.
무언가 온몸을 바쳐 열정을 쏟기에 지치는 것이라는 것을.
그것도 무척이나 행복한 것이라는 것을 말하고 싶다.
현실적 사랑을 하지 못해 지쳐있는 사람들에게 당신은 멋진 거라 말해주고 싶다.

근데 아이러니하게도 선곡은 weezer의 perfect situation 이라니.
나도 참 알 수 없는 사람이야.


- bar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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