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ld Bara's Blog/Thinking

Thinking 53.

bhbara 2010. 1. 5. 08:11






Thinking 53.


눈이 오면 방방 뜨던 사람이 있었지.
어찌보면 눈을 좋아하는 수많은 사랑 중에 속한 한 명이었겠지.
넌 왜 그렇게 눈을 좋아했었는가.
아니.
난 그럼 왜 눈을 좋아하지 않는 것인가.



눈이 오는 날은 좋았던 기억이 남아있지 않습니다.
물론 앞으로 만들어 갈 기억이 더 많이 남았긴 하지만.
그래도 전에 있던 기억이라는 것은 엄청 많아 보일 때도 있지 않겠습니까.

저도 물론 어렸을 땐 눈을 좋아했었습니다.
눈싸움도 하고, 눈썰매도 타고, 눈사람도 만들고.
눈만 있어도 즐거웠었는데.
언젠가부터 눈이 오면 사람을 찾게 되더군요.
그건 아마도 처음으로 사랑이라는 것을 하게 됐을 때와 일치할 것입니다.



눈이 오면 연락을 했던 떄가 있었다.
"눈온다. 뭐하니?"
눈이 오면 이상하게 더 보고 싶었던 감정을 느꼈었다.
세상이 하얗게 된 그 순간.
혹은 하나 둘 내리는 눈이 내 뺨에 닿아 차가운 그 순간.
그런 작은 감정 하나에 누군가를 떠올리고.
내 시선을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을 했을 때가 있었다.
입가에 미소를 살짝 지으면서.


그러다 또 시간이 흘러 흘러.
눈이 올 때 슬펐던 때가 생기고.
뽀드득. 뽀드득.
눈 밟히는 소리가 마치 날 밟는 것 같아서 한숨짓던 때가 생기고.
평소때보다 늦는 버스를 기다리면서 짜증났던 때가 생기고.
내가 기분이 이런데 눈치워야해? 라고 생각했던 군시절.
보냈던. 그 때 내리던 눈. 쌓여있던 눈. 더러웠던 눈.


그래도.
다시 눈을 좋아하고 싶네요.
그립거든요.
그 감정들.


- Bar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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