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ld Bara's Blog/Diary

2010.3.1

bhbara 2010. 3. 1. 07:12







삼일절에 이런 생각을 한다는 것이 참 그렇긴 하지만.
갑자기 문득 떠오르는 사람이 몇 명이 생겼다.
꿈을 꿔서 일찍 잠에서 깬 밤.
한없이 내리는 빗소리를 감상하면서 시간을 보내는 밤.
이런 날 생각나는 사람들이란 나에게 어떠한 존재로 남아있는 것일까?



1.

참 아름답다고 생각이 드는 사람이 있었다.
그 사람에게 내가 처음으로 보낸 문자는 "누나. 너무 이뻐요." 였다.
감성적인 면에서 그토록 잘 맞았던 사람은 아마 다시 찾을 수 없으리라.
매우 지적이었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끊임없이 자신을 채찍질하는 멋진 사람이었다.
담배를 피는 손이 너무 너무 이뻐서 흉내를 내고 싶을 정도였다.
그런 사람이 나를 그렇게 좋게 생각해줄지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을 정도로 아름다운 사람이었다.
하지만 그런 사람도 이젠 이렇게 문득 생각이 날 정도로 시간이 흘렀다.

그 사람과는 봄과 여름을 함께 한 적이 없다.
9월에 만났고 내가 12월에 군대를 갔기 때문에 항상 쌀쌀했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그 쌀쌀했던 날씨만큼 난 그 아름다운 사람에게 상처를 안겨준 채 그렇게 끝났다.
분명 내 자신이 더 상처받는 것이라 믿었지만 분명 아니었고, 그래. 나는 무척 어렸다.

아마 무척 잘 지내고 있으리라.
혹시라도 기회가 된다면 다가오는 봄, 혹은 여름에 기타를 들고 가서 노래를 불러주고 싶다.
"한 번도 들어본 적 없으시죠? 마지막으로 들려드리겠습니다."
라고 말하고 싶다. 마음은 그렇다.



2.

블로그에 음악을 많이 올리는 관계로 음악을 들으러 오는 블로거들이 많다.
가끔 그 분들 중에 댓글이나 방명록을 남기는 분들이 있는데 그 중에 내 시선을 끄는 아이디가 있었다.
그리고 아주 자연스럽게 그 사람의 블로그를 방문하고 아주 오랜 시간 머물게 됐다.
내 블로그와는 정 반대의 색인 흰 색의 블로그 속에는 수많은 감정이 숨어있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내가 그 동안 방문했던 블로그 중에 가장 인상적인 블로그였다.
사람은 무언가에 매료되면 한 점을 면이라 생각하게끔 되는 성향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그 날 부터 흡수되는 것과 같은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가끔 엄청난 장문의 글을 쓸 때 나는 무척이나 즐거웠다.
"저 많은 이야기를 직접 하고 있다면, 적어도 몇 시간을 만나야 하는 것일까?"

항상 신경 쓰이는 사람이었다.
마치 내가 전에 알던 사람 같았던 사람.
가슴 속 상처까지도 내가 눈물을 흘릴 정도로 인상적이었던 그 사람.
흰색 도화지에 선을 그으면 더 선명한 선으로 보이듯, 감정 하나하나가 선명했던 그 사람.
그 사람은 잘 지내고 있을까?
요즘도 가끔 블로그를 들러보곤 한다.
이 사람에겐 지금 나오는 노래를 들려주고 싶다.
"레스터는 지금 어찌 됐습니까?"


3.

"오빠! 나 금방 다녀올게! 기다리고 있어!"
라고 말하고 벌써 2년이 흘렀다.
원래 사람이라는 것은 하던 것을 하지 않으면 그 순간은 이상하지만 곧 망각한다.
그리고 다른 습관을 하나 만들고, 별 생각없이 그 것을 실행한다.
그리고 또 잊혀지고 반복한다.

안타깝게도, 나도 누군가에게 직접 연락을 하는 성격이 아니다.
그 것은 요즘 들어 더더욱 심해졌고, 이 아이가 기억난 순간 나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을 정도로 충격을 받았다.
그리고, 기억이 나지 않는다.
기억이 나는 것이라곤 이름과 얼굴. 그리고 목소리 뿐.
이 아이는 향기가 없었다.
아마 향기가 없었기 때문에 더 쉽게, 더 빨리 기억에서 지워졌을지도 모르겠다.

나에 대한 환상을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나는 그러한 환상을 가지고 있다는 그 사실을 항상 명확히 이야기 하면서 "오해하고 있어 나를." 이라 이야기 했다.
아마 지금쯤이면 환상이란 환상은 전부 다 잊혀졌을 것이다.
하지만 이 가슴 한 구석에 자리잡고 있던, 문득 기억남으로서 들춰진 이 먹먹함은 무엇일까?

이 아이는 반드시 찾아내고 싶다.
"야 임마. 감히 니가." 라고 이야기 하고 꿀밤 한대 먹여주고 싶다.
"별일 없었는가?" 라고 묻고 싶다.




그리고.
난 그동안 무얼 하고 있었던 것일까.
오늘 따라 이 노래가 너무 슬프다.


- Bar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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