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 Bara's Blog/Complaint

임시저장 글만 쌓여간다.

bhbara 2012. 7. 27. 02:19

 한달동안 블로그에 글을 쓰지 못했다. 사실 거의 완성된 글은 몇 개가 있다. 임시저장된 글이 9개가 있다고 나오는데 그 글들을 쭉 둘러보니 왜 올리지 않았는지 이유가 너무도 명확하면서 또 지우기에도 망설여지는 느낌이 들어서 무척 답답하다. 꽤나 장문의 글들도 있는데 지금 다시 읽어보면 딱 하나가 부족하다. 그 것은 바로 느낌. 그 순간과 지금 순간의 느낌이 너무도 달라서 마치 내가 아닌 다른 누군가가 쓴 글 같은 착각도 일어난다. 이런 것은 무척 마음에 들지 않는다.


 그동안 무척 더운 날씨의 연속이었다. 더우면 잠이 오지 않고, 잠이 오지 않으면 책을 읽게 되고, 책을 읽으면 글을 쓰고 싶어진다. 사실 난 어떤 책을 읽고 그 책은 어떤 책이었으며 내가 그 책을 읽고 느낀 것이 무엇인지 설명하는 글을 쓰는 것을 제일 싫어한다. 독후감은 학창 시절 신물나도록 많이 써봤으니까. 보통 어떤 책을 소개하는 목적의 글이 아닌 이상 자기의 생각을 이야기 하는 글이 대부분인데 내가 싫어하는 모습은 그 책에 나온 인상적인 글귀와 내용을 마치 자기가 생각해낸 것인 양 이야기 하는 모습이다. 쉽게 말하면 착각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 것은 마음 속 깊은 곳에 숨어있는 욕심과도 같다. 그들은 책을 절대적으로 생각한다. 그리고 다른 누군가에게 "책을 많이 읽는 사람이 좋아요." 라고 이야기하곤 한다. 책은 무척 좋은 것이지만 난 책보다 매일매일 부딪히는 사람들의 말에서 더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고 생각을 한다. 몇 번의 이별을 경험하고 아직 사랑을 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아름다운 사랑이야기가 주제인 책을 읽고 거기에 나온 말을 인용하면서 사랑은 이런거라고 이야기하면 과연 그 것을 설득력이 있는 말이라 생각할 수 있을까? 난 절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그냥 웃기고 있다고 생각이 들 뿐이지.


 그래서 나도 임시저장 글이 많아지고 블로그에 쉽사리 글을 올리지 못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자신이 쓴 글이 무척 우습게 느껴질 때가 있다. 솔직한 마음을 보여주는 글이 아닐 때 이런 느낌을 느끼게 되는데, 이런 글은 무척이나 겉 멋이 들어있다. 마치 잘 차려 입고 달콤한 말로 유혹을 하는 것과 같다. 실제로 그 속은 텅텅 비어있는 목적없이 방황하는 사람처럼 그 글엔 명확한 내용이 없다. 그런 글을 올리고 왜 그런 글을 올렸는지에 대해 고민을 할 때 어떤 이가 공감을 느끼는 댓글을 달면 이런 겉 멋과 텅비어있음에 대해 너무도 익숙해져서 그 것을 그냥 지나쳐버리면서 산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뭐 어짜피 일주일이면 또 잊혀지는 것들이지만.


 아무튼 이제부턴 짧게라도 블로그를 채우려고 한다. 오랫동안 방을 비우면 먼지가 쌓이고 거미줄이 생기듯 블로그도 오랫동안 방치하면 예전 글들이 낡고 낡아 삐그덕 댈 수 밖에 없다. 그 것을 다시 꺼내서 읽으려고 하는데 먼지가 풀풀 나면 읽고 싶어지는 마음이 싹 사라져버릴테니까. 이런 생각을 하면서 마음에 들지 않는 글을 마무리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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