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ld Bara's Blog/And so on

그래. 마주 보고 대화하고 싶었어.

bhbara 2009. 4. 25. 03:35





뭐 가끔 견디기 힘들 정도로 쓸쓸해질 때가 있다.
하지만 그런 이유로 사람을 찾는 것은 나약함을 드러내는 것이라 생각하는 경향이 있어서 무작정 밖으로 나가는 경우가 많다.
예전에 들었던 말이 생각이 난다.
"정말 나약한 사람은 뻔히 외로운 줄 아는데 안 외로운 척 하는 사람인 것 같아."
하지만 그 때는 동의했지만 지금은 동의하지 않는다.
그 것은 나약함의 문제가 아니라 그 사람의 슬픔의 정도의 차이일 뿐이라는 생각이 든다.
생각해보면 나약해질 여유가 없다.
사람 마음은 한 축으로 쏠리게 되면 제어 할 수 없을 정도로 기울어지게 되기 마련이다.
만약 그렇게 된다면, 성격상 회복하기 무척이나 힘들 거라는 생각이 든다.

그럼으로 인하여, 상당히 위험한 줄타기를 하고 있다고 항상 생각을 한다.
예전에는 상당히 남다른 인생을 살아왔다고 생각을 하면서 불행하다고도 생각했었지만.
또 생각해보니 그리 남다른 인생도 아닌 것 같은 생각이 드는 건 너무 익숙해져서 일지도 모르겠다.
이 건 좋은걸까 나쁜걸까?

어쨌든 비가 내리니까 쓸쓸해졌다.
"날씨에 영향을 받는 사람이 되지 말자" 하고 혼잣말을 중얼거리며 밖으로 나갔다.
그다지 많이 내리지도 그렇다고 적게 내리지도 않는 비는 참 추적추적해서 더 감정을 자극한다.
그렇게 높은 곳으로 올라갔다.
내려 볼 수 있는 곳이 필요했다.
전지적 작가 시점이 될 수 있는 곳이니까.
그렇게 올라가서 풍경을 내려다 보고 있으면 시선이 한 곳에 머물지 못함을 느낀다.
아무리 외쳐도 분산되는 느낌이랄까나.
도무지 감정이 정리가 되질 않는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대화를 하고 싶어졌다.
왠만하면 아주 조용한 곳에서 아주 좁지 않은 공간에서.
마주 보고 대화를 하고 싶었다.
한 단어라도 다른 곳으로 새어나가지 않는 그런 곳에서.
무슨 말이라도 하고 싶었다.

그런 생각을 하면서 마지막으로 사진을 한 장 더 찍고 내려왔다.


- Bar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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