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 Bara's Blog/With Music

Solomon Burke - Don't Give Up On Me

bhbara 2012. 6. 25. 02:24

 

 

 

 

 "이 노래 들려주고 싶었어요."

 

 이렇게 말하면서 헤드폰과 함께 CD를 선물해줬다. 사실 이 앨범은 이 곡 빼곤 마음에 드는 곡이 하나도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앨범을 마지막으로 볼 사람에게 선물로 줬던 것은 이 곡이 나에게 매우 큰 감정의 울림을 줬기 때문이다. 누구를 사랑하고 베푸는 모습이 아닌 엄청 치졸한 모습에서도 이런 느낌의 간절함이 나오는 것에 대해 무척 놀랐기 때문이다. 즉 누구나 마음에 상처를 가지고 있고 자신은 엄청 슬프다는 것을 표현하고 싶어하는 것이다. 그리고 보호 받고 싶어한다는 것. 하지만 상황에 따라 그 것이 마음 깊숙히 와닿을지 아니면 그저 평범한 사람의 모습일지는 상대방이 결정하는 것이기 때문에 뜻대로 되지 않는다는 말이 생긴 것이라 생각이 든다.

 

 하지만 경험의 차이라는 것이 변수다. 예를 들면 성격의 차이로 인해 어떠한 것이 쉽게 흘러갈 수 있는지 아니면 몇 일 밤을 고뇌하면서 고통스러워 하는지 결정 될 수 있다는 것. 난 여기서 나약한 사람의 기준을 설정한다. 대부분 고뇌하는 인간의 숨겨진 본능은 손해보고 싶지 않거나 잘 살고 싶다는 현실 속에 살면서 반드시 부딪혀야할 부조리함을 견디기 싫다는 것을 아름답게 포장하는 말 밖에 하지 않기 때문이다. 살면서 반드시 거쳐야할 것을 이겨내지 못한다는 건 나약하다는 증거다.

 

 이 이야기를 왜 했냐하면 내가 헤드폰과 CD를 준 그 사람이 바로 이런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그 사람의 나약함은 그 사람의 매력이었다. 마치 경주마들이 무서울 정도로 질주하는 벌판 위에 한 송이 꽃과 같은 느낌이랄까. 온실 속의 화초는 전혀 보호해주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는다. 어울리지 않는 곳에 덩그라니 놓여있는 존재에 더 보호심을 느끼는 건 분명 그 것이 정말 아름답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그 사람은 이 장소에 어울리지 않았다.

 

 "궁금한게 있는데 수많은 기회를 다 져버리고 지금 저와 함께 술을 마시고 있는 거에요?"

 이 질문에 그 사람은 잠시 미간을 찌푸리다가 이내 담배를 하나 꺼내 불을 붙이고 내 얼굴을 어루만지며 말했다.

 "곁에서 지켜봐주고 싶으니까 그래요."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사랑을 하고 있다고 생각든 순간이었다.

 

 하지만 현실은 무섭게 달리는 수많은 경주마보다 더 거칠고 무섭게 다가온다. 결국 그 사람은 그리고 나는 현실에 굴복하고 말았다. 조금 더 나은 삶, 더 사랑받는 존재가 되는 것, 그리고 마음의 여유. 가느다란 실을 부여잡고 있던 손을 놓은 것이다. 잘가라는 인사도 하지 않고, 아주 자연스럽게 자연스럽게.

 

 애원하고 애원하면서 절대 날 포기 하지 말라고 해서 포기하지 않는다면 과연 그 것은 잘 된 것일까. 그 것은 아무도 모른다. 하지만 그 가느다란 실을 놓아버린 순간 이미 그 실을 또 놓을 수 있는 존재가 되는 것이다. 처음 마음은 절대 가질 수 없다는 것. 딱 이 정도 느낌에서 끝내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소주 한 잔 혼자 하면서 이 노래를 들으며, 그립다는 느낌을 가지고 잠을 설치는 정도. 이별은 딱 이정도가 적당하다고 생각을 한다. 더 슬프거나, 덜 슬프다는 건 욕심. 욕심이라고 생각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