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ld Bara's Blog/Diary

2007.8.19

bhbara 2007. 8. 19. 2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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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인가 던져버리고 싶은 마음에 3년 만에 대학교 동아리 엠티에 참석하였다.
가슴속에 굳게 자리 잡고 있는 응어리진 마음들.
될 수 있으면 바다를 바라보며 던져버리고 싶었다.
저녁이 다 되서야 출발 할 수 있었고, 얼른 가야겠다는 마음이 앞서서인지 기분은 점점 상승하기만 하였다.
'안 돼. 이래선 확실히 던져버릴 수 없잖아.'
라고 생각하며 서서히 마음을 추슬렀다.
도착하자마자 술을 마셨다.
어차피 마셔도 마시는 것 같지 않는 소주를 들이켜고, 처음 만난 혹은 이미 알고 있는 사람들과 대화를 하며 아주 평범하게 준비를 하였다.

하지만 마음을 던져버린다는 것은 이리도 힘든 일인 것인지.
터져 나오는 감정을 주체 할 수 없을 때 밖으로 나왔다.
그리고 속으로 내 자신에게 질문을 하나 던졌다.
"왜, 나에겐 이런 일이 너무 쉽게 생기는 것인가?"
그리고 또 하나의 질문을 던졌다.
"왜, 그런 것들을 놓아버리지 못하는 것인가?"
시간이 흐르고 다시 이성이 감성을 지배하자 새벽처럼 마음은 고요해졌다.

그리고 눈앞에 바다가 있다.
비록 물 더럽기로 소문난 서해 을왕리였지만, 깊은 밤이어서 잘 보이지 않고 형태만 눈에 들어와 오히려 더욱 좋았다.
인간의 마음과 같은 저 바다 속으로 던져버리리라.
아주 순식간, 혹은 몇 분의 시간동안 난 준비한 대로 하나하나씩 던지기 시작했다.
아주 편안한 미소가 흘렀다.
그리고 다시 현재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으로 복귀하였다.

그래서 한 숨도 안자고 밤을 지새웠을지도 모르겠다.
일 년 중에 하루쯤은, 내 인생 중에 하루쯤은.
이렇게 다 던져버려도 괜찮을 것 같았다.

바닷물에 발만 담갔는데 왜 이리도 시원했는지.

- bar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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