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인진 기억이 나지 않지만 아주 멋진 장면을 목격했다. 남녀가 함께 춤을 추는 장면. 어두운 조명이어서 얼굴은 볼 수 없었지만 그 순간 그 남자가 되고 싶은 욕망이 생겼다. 그래서 춤을 배우기 시작했다. 거실에서 오디오를 켜고 거울을 보면서 그 동작들을 하나씩 익혀나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꽤 오랜 시간이 흐른 후, 거울에 비친 모습은 내 자신이 아니었다. 그 것은 그 여자와 함께 춤을 췄던 그 남자의 모습. 너무 기쁜 나머지 집에 있는 위스키를 꺼내 단숨에 들이켰고, 그대로 쓰러져 잠이 들었다. 그 꿈에서 난 어둑어둑한 길을 걷고 있었다. 그러다가 한 여자를 마주쳤고 나도 모르게 손을 잡고 물었다. "혹시 춤을 출 수 있습니까?" 그 여자는 고개를 돌리지도 않고 대답했다. "전 그 남자말고는 춤을 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