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길. 8시 30분 쯤, 그냥 걷고 싶어져 집을 나섰다. 내 산책 코스는 정해져있지 않다. 난 시야에 들어오는 것들을 관찰하는 것을 좋아한다. 그래서 이 것 저 것 보다보면 어느 순간 한참을 걸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그 길은 경치 좋고 공기 좋은 곳일 수도 있고, 차가 많이 다니는 도로가 될 수도 있고, 사람들이 사는 아파트 단지가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오늘은 저 모든 곳을 다 돌아다니고 싶었다. 그렇게 이 곳 저 곳 돌아다니며 엠피쓰리에 있는 곡을 다 들었을 때 즈음. 저 풍경이 내 눈 앞에 펼쳐졌다. 순간 느껴지는 이 평온. 그리고 만나고 싶은 사람이 떠올랐다. 슬쩍 전화를 해 나오라고 한 후 맥주 한 캔을 마시며 여러 이야기를 나누었다. 헤어지고 집으로 돌아오면서 느껴지는 아련함. 또 전화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