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ld Bara's Blog/Sports

Detroit Pistons, Indiana Pacers.

bhbara 2010. 1. 17. 22:57



 NBA를 좋아한다. 어렸을 적 무심코 AFKN에서 중계해주는 경기를 보고 나는 괴물과 같은 그들의 플레이를 그저 멍하니 보고 있을 뿐이었다.
그때 내가 봤던 사람들 중 정말 너무 너무 잘하는 사람이 있었다. 빨간색 저지를 입고 슛은 던지면 다 들어가고 공중에서 요리조리 움직이면서 플레이를 할 때 마다 사람들, TV속의 관중들은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환호를 했다. 그 사람은 바로 마이클 조던이었다. 그렇게 처음 NBA를 보게 됐다. 

 사실 마이클 조던은 운동선수라는 틀을 깨는 사람이었다고 생각이 든다. 농구공을 만져본 적도 없는 예전 나의 여자친구도 마이클 조던은 알았으니 말이다. 그리고 그의 위력은 그야말로 상상을 초월했고, 이는 3번 연속 우승, 그리고 드라마틱한 은퇴 후 복귀, 그리고 다시 3번 연속 우승을 통해 그 정점을 찍게 된다. 그리고 나는 조던을 무척 동경하면서, 그로 인해 우승한 번 못해본 다른 NBA 선수들에게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그리고 어느 순간부터 그들을 응원하기 시작했다. 조던이 싫은 것은 절대 아니다. 그저 다른 위대한 선수들이 안쓰러웠을 뿐이었다.

 

동정은 사랑이 되기 쉽다. 내가 인디애나 페이서스의 팬이 된 것은 바로 동정에서부터 시작 됐다. 뭐 사실 존 스탁턴과 칼 말론만하다만, 인디애나의 레지 밀러도 반지한 번 못 껴보고 은퇴를 한 비운의 NBA Super star 라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정말 호리호리한 몸매, 저 몸으로 어떻게 NBA 떡대들과 몸을 부대끼며 시합을 할 수 있는 것일까 의구심이 들 정도로 연약해보이는 이 사람은 보는 이로 하여금 환희를 느끼게 하는 무언가 힘이 있다. 역대 3점슛 메이드 1위인 이 사람은 "Miller Time"이라는 말을 창조할 정도로 위대했다. 사실 클러치 슛이 많은 것은 어떻게 생각해보면 좋지 않다. 그만큼 팀이 어렵게 경기를 했다는 뜻이 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뭐 어찌됐건 나는 이 사람을 응원하면서 인디애나의 팬이 됐고, 정확히 언제부터인지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 10년은 훌쩍 넘긴 것 같다. 그 동안 우승 한 번을 못했다. 뭐 사실 NBA 우승이 쉬운 것이 절대 아니다. 팀덩컨의 샌안토니오 스퍼스가 격년으로 우승하고, 샤킬오닐이 있던 시절 LA lakers가 3연속 우승, 그리고 조던, 이 사람 때문에 우승이 쉬운 것으로 느껴지게끔 하는 느낌이 들지만, 다시 한번 정말 어려운 일이다. 혼자의 힘으론 절대 우승할 수 없다. 농구는 팀 스포츠이기 때문에 코트 위의 5명과 후보선수들의 조화, 우수한 감독, 관중, 그리고 운이 적절히 조화되야 할 수 있다. 이렇게 글을 쓰면서도 무척 슬프다. 마지막 기회가 있었는데, NBA 사상 초유의 폭력 사태로 인하여 주전 3명이 시즌 도중 징계를 받게 되고, 레지밀러는 은퇴를 앞둔 해에 그야말로 고생고생을 다해서 플레이오프에는 진출을 한다. 하지만 어느정도 한계가 있는 법, 결국 실패하고 마는 것이다. 그때의 영상은 아직도 생생하다. 패배가 확정적인 4쿼터, 밀러가 교체되고 관중들의 콜. 지금 생각나도 눈가가 짠해지는 장면이다. 참 아이러니 한게, 그러한 인디애나, 그리고 밀러를 플레이오프에서 침몰시킨 장본인이 바로 내가 또 좋아하는 디트로이트 피스톤즈라니 말이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멤버였다. 벤 월러스, 라쉬드 월러스, 테이션 프린스, 립 해밀턴, 천시 빌럽스. <Bad boys 2기> 라고 불리우며 전당포라고 불리우는 LA lakers를 격침시키고 우승을 차지한 바로 그 해의 멤버들이다. 그당시 LA는 스타 천국이었고 도무지 적수가 없을 것이라 여겨지는 팀이었다. 하지만 딱히 슈퍼스타라고 불리울 만한 선수가 없는 이 팀이 그 해의 우승을 차지한다. 정말 기계적이라고 생각이 들 정도로 팀 조직력이 좋고, 끈끈한 수비를 보여주는 이 팀을 보면서 난 희열을 느꼈다. 중소기업 연합이 거대한 대기업을 실적면으로 누르는 것이라고 보면 될까나. 하지만 가장 큰 원동력은 그들이 보여준 열정이라고 생각한다. 저 중에서 난 테이션 프린스를 가장 좋아했고, 요즘 가장 좋아하는 플레이어도 저 선수다. 수비 스페셜 리스트. 덕분에 내가 실제로 농구를 할 때도 저 선수의 플레이 방식을 시도해보려고 노력한다. 물론, 노력만 하는 것이지만... ㅎㅎㅎ

 내가 응원하는 팀들은 종목을 불문하고 거의 대부분 성적이 안 좋다. 최근 이 두 팀은 그다지 성적이 좋지 못하다. 디트로이트와 인디애나 나란히 동부 하위권을 멤돌고 있다. 얼마전 디트로이트는 무려 13연패를 기록할 정도로 분위기가 안 좋고, 인디애나는 정말 꾸준히 못한다. 테이션 프린스는 부상으로 신음하고 있고, 립 헤밀턴은 얼마전에 부상에서 복귀해서 아직까지 슛감이 오르지 않고 있다. 천시빌럽스와 라쉬드 월러스는 트레이드 된지 오래 됐고, 벤 월러스 만이 마지막 황혼의 불꽃을 태우고 있다. 인디애나는 정말 예전 멤버가 한명도 남아있지 않다. 이렇게 리빌딩 되는 것이다. 하지만 계속 응원을 할 수 밖에 없는 것은, 그래도 내가 가장 좋아하는 두 팀이라는 것, 다시 예전의 모습으로 회귀하기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 데니 그레인져, 로드니 스터키와 같은 새로운 팀의 코어들이 앞으로 팀을 어떻게 이끌어 갈지 지켜보는 재미. 기대감. 그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아마 팀이 사라지지 않는 이상 잠자기 위해 이불 속에 들어갈 때 느끼는 포근함을 좋아하는 것처럼 계속 좋아할 것이라 생각한다. 스페인 축구 대표팀이 유로 2008에서 한을 푼 것처럼 이 두 팀에게도 곧 우승이라는 기쁨이 있길 기대하며, 힘내라는 의미로 HY 의 곡을 들려 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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