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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bhbara 2007. 12. 7. 2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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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좋아하시죠?"
"그럼요. 하지만 들어가는 건 싫어해요. 모래가 발목을 감싸는 느낌을 싫어하거든요."
"그래요? 그럼 안 되는데~ 전 사람이 바다에 있는 모습을 보는 걸 좋아하거든요."
"그런가요? 이유가 궁금한 걸요?"
"예전에 알던 사람이 한 명 있었어요. 그 사람은 지독히도 외로움을 많이 탔었죠. 정말 혼자 있는 것을 싫어하던 사람이었어요. 하지만 그 사람은 항상 혼자였었죠. 주위를 둘러봐도 항상 혼자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던 사람이었어요."
"그렇군요. 생각해보면 주위에 사람이 많이 있지 않았을까요?"
"맞아요. 누군가가 말했죠.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기 때문에 혼자선 도저히 살아 갈 수 없다고 말이죠. 하지만 그 사람은 정말 혼자였어요. 왜냐하면 자신의 마음을 여는 걸 너무나도 어려워했기 때문이죠. 아무리 주위에 사람이 많아도, 대화를 많이 해도, 그 사람은 자신의 마음을 다 열지 않았어요. 다른 사람들은 착각을 하죠. 아 이 사람은 나에게 마음을 다 열었구나. 아니면 저런 이야기를 저렇게 할 순 없을 거야. 그 것도 그 사람에게는 커다란 짐이었어요."
"왜 그게 짐이 되는 거죠?"
"생각해봐요. 누군가에게 마음을 열고 편하게 대화할 수 있는 상대가 된다는 것. 그 것은 너무도 어려운 일이거든요. 자신의 것이 아닌 것에 마음을 쓰면 결국 자신은 과부하가 걸리죠. 그는 찾아 헤맸어요. 자신의 마음보다 타인의 마음을 더 중요시 하는 사람을 말이죠."
"그런 사람이 세상에 존재할까요? 아무리 생각해봐도 없을 것 같은데요"
"네. 그런 사람은 존재하지 않아요. 그 누구도 자기 자신을 제일 사랑하지 않는 이상 다른 이를 사랑 할 수가 없었기 때문이죠. 결국 그 사람은 모든 것을 다 젖혀두고 여행을 떠났었죠. 혼자를 그토록 싫어하던 사람이 혼자서, 그 것도 지갑 하나만 달랑 들고 말이죠."
"흠... 무척이나 고독했겠군요. 하지만 그렇게 여행을 하면서 새로운 사람을 만나진 않았나요?"
"네. 만났었죠. 저도 그 중 한 명이었어요. 그 사람의 눈동자를 보면 안아주고 싶을 정도로 지쳐있었죠. 그 눈빛에 전 현혹 된 것이었어요. 꿈만 같았던 일주일이었죠. 처음 만나고 일주일이 지나는 동안 무슨 일이 있었는지 기억도 잘 나지 않을 정도로 말이죠. 그 사람은 정말 말을 잘 했어요. 대화를 이끌어내는 능력이 있다고 해야 할까요? 어느 순간 전 남김없이 제 이야기를 다 하고 말았죠. 더 이상 할 이야기가 없을 정도로 말이죠."
"흠.. 이해할 수가 없는 걸요? 이야기는 지내다보면 생길 수도 있지 않나요?"
"전 그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지 못한 것이죠. 그는 정말로 영원한 둘을 원했어요. 그 무엇도 방해 할 수 없는 철저한 영원. 안타깝게도 전 거기까지 도달할 순 없었죠. 저에겐 가족이 있고, 소중한 사람들이 존재하고 있었으니까요."
"마지막은 어떻게 됐나요?"
"바다를 보러 가자고 말하더군요. 자기는 바다를 너무나도 좋아한다고 하면서... 그래서 어느 인적 없는 바닷가에 오게 됐죠. 그 때 그 사람의 표정은 정말 천진난만한 어린아이의 그 것과 같았어요. 눈 깜짝 할 사이에 바닷가로 향하더니 약간 흥분한 말투로 저에게 이렇게 외치더군요."
"어떻게요?"
"나를 봐. 그리고 기억해줘. 그리고 이 모습을 사랑해줘."
"흠. 그래서 좋아하는 것이었군요."
"네. 잊을 수가 없어요. 고독하면서도 즐거운 모습. 평생 잊을 순 없겠죠."
"그럼 저도 한 번 들어가 볼까요?"
"싫어하신다고 하지 않았나요?"
"아니요. 바로 지금부터 좋아졌어요. 저도 당신에게 기억이 되고 싶군요."
"당신도 떠나실 건가요?"
"아니요. 당신 시선 속에 머물다 다시 돌아올게요. 전 당신을 사랑하거든요."

"정말 고마워요.  얼른 다녀오세요."




- Bar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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